오늘 서울 동작역으로 사람을 만나러 갔다가 애를 먹었다. 역사(驛舍)가 공중에 떠 있는 것이었다. 평소에도 밑으로 다니면서 못 본 것은 아니지만 막상 역 주변에 차를 주차시키려니 아무 데에도 공간이 없었다.
한마디로 동작역은 공중에서 내려 하늘로부터 계단을 내려오는 수 밖에 없어 보였는데 반포 본동 아파트 단지로 뚫린 '개구녘' 비슷한 통로만이 유일했다. 다른 출구로 나갔다간 외톨토리 신세가 되기 십상일 노릇이었다.
진입구를 찾으려 역사를 두 바퀴 넘게 돌면서 느낀 점은 동작역은 국립현충원의 대형 행사를 위해 특별히 건립되었을 가능성과 반포본동 아파트 단지 주민들을 위해 만들어진 역이 아닐까 하는 의문이 일었다.
나 역시 반포본동 아파트 단지 내로 진입하는 수 밖에 없었는데 단지 내 여러 곳에 외부 차량의 출입을 불허하는 푯말이 보이는 게 아닌가?
'그럼 어디로 다니란 말이냐? 이놈들아!'
속으로 그런 말을 하면서 기적적으로 지인과 만났다.
동작역은 날아다니는 새들만이 이용 가능한 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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