雜記/이 생각 저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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펜과잉크 2007. 7. 7. 14:15

 

 

싸이라는 가수가 있다.
머리가 '다마네기' 뿌랭이(뿌리) 쥐어 뜯어놓은 것처럼 생긴 가수. 조선 후기 단발령 때 대원군의 졸개한테 걸려 두발의 일부를 착취당한 민초와 같은 이미지의 그 청년. 그가 대한의 남자로 군대 문제를 해결하여야 할 처지에 놓였다가 어찌하여 방위산업체 근무 요원으로 복무 대체를 하게 되었다 한다.

 

그러나 그는 바쁜 일정으로 국가에서 요구하는 '최소한의 방위산업체 근무' 시간마저도 채우지 못했다고 한다. 방위산업체 관리 소관이 국방부인지 법무부인지는 모르지만 분명 당사자에게 주의 혹은 경고 정도의 메시지가 전달되었으리라 믿는다. 하지만 그마저도 이행되지 않자 주무 부서에서 싸이를 병역법위반으로 고발하지 않았나 하는 추측이 인다.

 

주무 부서에선 고발장의 내용을 검토하였을 것이고, 그 결과 싸이가 국방의 의무를 이행하기 위한 최소한의 방위산업체 종사 시간에도 미치지 못하는 현저한 복무 태도라는 결정을 내렸을 것이다. 그 징계 방안의 하나로 '현역 입영'이라는 조치를 취한 것으로 안다. 그러나 싸이는 즉각 변호사를 선임하여 '법무부 장관 면담'을 요청하는 등의 요구를 하기에 이르렀다.

 

대충 사건의 전말은 위와 같다. 한 마디로 어불성설이다. 일개 현역 입영 대상자가 무얼 근거로 법무부장관을 면담하는가? 법을 어겼으면 깨끗이 수긍하고 징벌을 받아들이는 자세가 바람직하다. 대한의 남아로 태어나 당연 의무 조항인 국방의 의무조차 행하지 아니하고 자신의 이익만을 바라는 태도는 처벌받아 마땅하다.

 

싸이는 현역 입영의 순간부터 군대라는 곳이 어떤 곳인지 처절히 실감하게 될 것이다. 훈련소 시절엔 중대장 얼굴도 똑바로 바라볼 수 없는 곳이라는 것을……. 봄여름가을겨울 지정된 내무반 침상 군용 모포에 몸을 뉘이고 자면서 남다른 특혜란 일원만큼도 용납될 수 없는 생활에 처해봐야 냉엄한 현실을 자각할 줄 믿는다.

 

개인적으로 다음과 같이 생각한다. '싸이라는 가수가 군대 가게 되면 그 밑에서 밥 먹고살던 사람들은 어떻게 될까? 싸이의 무모한 저항은 그들의 주도로 이루어지는 생존권의 부르짖음 또한 아닐 것인가' 하고 말이다. 변호사들도 마찬가지다. 돈 받아놓고 행동 없이 있으면 무안할 터이니 움직이는 시늉이라도 보여야겠기에 명분도 되지 않는 소리로 어쩌고저쩌고…….

 

싸이를 군대로 보내 신성한 국방의 의무를 완수토록 하고, 싸이는 현역 입영이라는 조치를 겸허하게 받아들이고 입영 당일 시간 늦지 않도록 만반의 준비를 해야함이 옳다. 우리 시대는 두발이 상고가 아닌 완전 삭발이었는데 요즘은 어떤지 모르겠구나. 내가 군에 입대한 게 1982년 7월 6일이었는데 싸이는 또 언제가 될지……. 한여름 폭염 아래 훈련소 교장을 뛰어 다녀 보라. 어지간히 덥다고 봐주는 군대가 아님을 명심하고…….

 

문득 싸이가 부른 노래 한 소절이 생각난다. 유일하게 기억하는 부분이다.
'나 완전히 새 됐어!'

 

 

 

 

출처 : 내지리 시내버스
글쓴이 : 류삿갓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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