雜記/이 생각 저 생각

[스크랩] 그리운 얼굴들

펜과잉크 2007. 11. 24. 14:11

 

 

가을도 끝자락에 있는 지금,

문득 김상배 님의 노래 '날이 갈수록'이 떠오릅니다.

어둡고 쓸쓸했던 70년대 후반

김상배 님도 어쩔 수 없이 군에 입대하게 되었는데

훗날 제대를 하고 복학을 하니

과거 사랑했던 연인은 이미 다른 남학생과 교제하고 있더랍니다.

그는 쓸쓸히

캠퍼스를 거닐며

옛날의 아름다웠던 추억들을 떠올렸다고 해요. 

그러다가 '날이 갈수록'이란 곡을 쓰게 되었고

이 곡을 직접 작곡하여 부르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김상배 님 육성보다는

가수로서 명성을 날렸던 송창식 님과 故 김정호 님이 불러

식지 않는 인기를 누렸지요.

 

제 고향집

사랑채 책꽂이엔 한때 사귀었던 여학생의 노트가 있는데요.

대학 노트 한 권이 온통 수필(手筆)로

70-80년대 인기곡들을 빼곡히 수록되어 있습니다.

그 안엔

김상배 님의 '날이 갈수록'도 실려 있어

보다가 혼자 흥얼거려 본 적도 없진 않았습니다.

 

세월은 가고,

이제 우리는 지명을 향해 있습니다.

우리들의 자녀들이

그때 우리들 나이만큼 되어 버렸지요.

 

되돌아보는 옛날은

모두가 꿈만 같고

두 번 다시 갈 수 없는 추억으로 각자의 마음 속에 있습니다.

 

문득 최 헌 님의 '세월'이란 곡의 일절이 떠오릅니다.

'세월이 흘러가면/ 잊을 날도 있다지만/ 그러나 언젠가는 그리울거야'

이 곡을 부른 최 헌 님도 가슴 아픈 사연이 있습니다.

그는 어릴 적에 부친을 잃고 홀어머니와 살았답니다.

모친께서는 대학 교수였는데

지금이나 그때나 대학 교수라 함은 사회적으로 뒤처지지 않는 신분 아닌가요?

그런데

그토록 사랑하는 그의 연인 집에서

최 헌 님이 홀어머니 슬하에서 자랐다는 이유로 결혼을 반대하여

-여자의 의지만 강하다면 이 정도 난관은 극복 가능하다는 개인 입장임-

끝내 헤어지게 되었다고 합니다.

그래 지금의 부인은 그 후에 만난 분이 되겠지요.

어쨌거나

최 헌 님의 '세월'을 듣다 보면

단순히 허스키한 음색이란 점을 떠나

쓸쓸하면서도 우울한 주인공의 뒷모습이 그려집니다.

노래에서 그는 헤어진 연인을 향해

'세월이 흘러가면 잊을 날도 있다지만, 그러나 언젠가는 그리울거야'

하고 자조하는 것입니다.

스스로를 위로하는 셈이지요.

'언젠가는 그리울거야'라는 메시지는

막연히 과거에 대한 집착을 떠나

미래에의 희망을 포기하지 않는 강한 욕구를 담고 있는 것입니다.

 

다들

뜻 깊은 주말 보내세요.

 

 

 

 

 

 

 

 

 

 

 

 

 

 

 

 

출처 : 내지리 시내버스
글쓴이 : 류종호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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