雜記/이 생각 저 생각

반산저수지

펜과잉크 2007. 11. 27. 19:04

 

 

 

반산저수지는 빼내저수지라고도 불리며 축조 역사를 알 수는 없으나 적어도 일제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가야 하지 않을까 추측된다. 과거 날것들 몰리는 저녁 무렵이면 석양 아래 유유히 풀을 뜯는 소들과 그들을 지키는 학동들의 모습도 눈에 띄었다. 이제 그토록 시골적인 모습은 구경하기 힘들지만 반산저수지는 여전히 구룡평야의 젖줄 역할을 해내고 있다.

 

십 몇 년 전, 인근 B상고 학생들이 후배를 데려다 물에 빠뜨려 죽인 곳이기도 하다. 고향도 향토적인 멋과는 점차 거리가 멀어져 가끔 살인사건이라든가 강력사건이 발생하는 곳으로 메말라버렸다. 어쨌든 반산저수지는 여러 사연을 간직한 채 오늘도 거기 고요히 침묵하고 있다. 한때는 부여고등학교 조정 선수들의 훈련 코스로 학생들이 노를 저으며 수면을 가로지르는 일도 많았다. 비록 비인기 종목이긴 하되 부여고등학교의 조정 부문은 전국에서 알아주는 스포츠이다. 우승컵도 여러번 거머쥔 걸로 안다.

 

반산저수지 산기슭엔 '저수지가든'이란 음식점이 있다. 방갈로 형식의 그 집 창가에 앉으면 합송 방면의 촌락이 저수지 건너편으로 보이고 수목리가 손에 잡힐 듯 가깝게 느껴진다. 그 집은 또한 메기매운탕이 별미인데 주인이 우리 동창 송민희이다. 내지리 안터 출신의 그녀는 오래 전부터 거기에 터를 잡고 음식점 사업으로 안정된 길을 걷고 있다.

 

그 집에서 금년도 합수초등학교 19회 동창회 및 송년회가 열린다. 2007년 12월 1일 토요일... 일 년 혹은 수 년 만에 재회하는 벗들이 희희락락 웃음꽃을 피우며 뜻깊은 시간을 가질 것이다. 사실은 반산저수지보다도 친구들에 대한 그리움이 훨씬 크다. 그들은 또 어떻게 변해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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