雜記/이 생각 저 생각

사북, 고한, 정선

펜과잉크 2008. 11. 30. 14:08

 

 

 

 

 

 

 

 

어젯밤,

21시15분 경 인천을 출발하여 새벽 1시30분 경 사북에 닿았다.

스타호텔 근처에서 사람을 만나 장장 두 시간 가까이 흥정을 했다.

몸도 마음도 지쳐 갔다.

페밀리마트에서의

우리카드 에러현상으로 강원랜드까지 올라갔다 내려왔다.

읍내에서 3킬로 가량 더 올라가야 한다.

빙판길이 조마조마했지만   

덕분에 카지노 소굴도 들어가 봐서 좋은 경험을 했다.

문제는

거기 신협 현금지급기에서도

카드의 동일한 현상으로 마비되어 자칫 흥정이 결렬될 뻔 했다.

상대방은 더 이상 한 발도 양보하지 않으려는 태도였다.

결국 체크카드 돈을 인출하여 나머지를 메워 계산했다.

 

읍내를 출발하기 전,

재신이 살던 옛집을 찾아가려다가 정신이 혼미하여 단념했다.

다시 페밀리마트에 내려와 컵라면으로 요기를 했다.

그런데 페밀리마트 앞 충북 넘버의 승용차 조수석이 열려있고

-실내 불이 켜진 채-

주변에 20대 전후 청년 3명이 묘한 눈초리로 서성이고 있었다.

옛날 같으면 한 번 붙을만도 한데...

카지노 소굴에서 마주치는 눈빛들은 이따금 정상이 아니었다.

흰눈을 뒤집어 쓴 채 방치(?)된 차들도 수두룩하다.

아예 합숙을 하는지도... 

마침 승용차 조수석에 여성용 작은 가방이 눈에 띠었다.

페밀리마트 안을 살폈으나 차주로 믿어지는 아무도 보이지 않는다.

어디 갔을까? 기다릴까? 주변엔 개미 하나 없었다. 꼭두새벽이니...

딱히 묘책이 없어

잽싸게 여성의 가방을 꺼내 내 차 뒷좌석에 실었다.

녀석들이 노리는 게 분명했다.

카지노에서 돈을 잃고 차털이를 나선 걸까?

그럴지도...

과거 월미도 일대 승용차를 싹털이하던 녀석들이 생각났다. 

근처 지구대를 찾아 사실을 전하고 인계하기로 했다.

사북읍이면 지구대 정도는...

근데 신분증이 있나 싶어 가방을 여니 아무 것도 없다.

담배 몇 갑, 여성용 화장품 따위뿐...

이미 녀석들이 털어간 걸까?

조수석 문이 반쯤 열려진 것으로 보아 충분히 의심할만 하다.

차내 또다른 걸 노릴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패밀리마트 CC-TV에 포착됐을 수도...

다시 갈까 하다가

차가 이미 영월 방면 고가로 접어든 상태여서

어쩔 수 없이 노변 주차장 차 본네트에 얹어두고 왔다.

비싼 가방이 아닌 것 같고...

 

일대가 온통 공사중이다.

 

과거,

사북은 참 맑고 깨끗한 곳이었다.

비록 탄광이 주산업이긴 했지만 소박한 인정이 흐르는 읍이었다.

근데 이번에 보니 라스베가스가 따로 없다.

 

처음 사북에 도착하여 흥정했던 남자도 

40대 초중반으로 보였는데

그 새벽에 취한 어조로 카지노에서 거금을 잃었다고 투덜댔다.

하긴 그 사람은 중간 매개자일뿐,

그 사람 형수인가 하는 50세 가량 여자랑 주로 대화가 오갔다.

여자라서 대화가 쉽지 않았다.

인천에서 장장 네 시간 가까이 밤길을 갔음에도 전혀 배려가 없었다.

여자뿐 아니라 40대 초중반 남자 일행도 정상이 아니었다.

좀 미안한 얘기이지만 어쩔 수 없다.

도시가 지나치게 사행성 위주로 흐르는 게 아닌가 염려되었다.

 

결론은 악기가 워낙 좋다.

전체적으로 관리를 아주 잘했다.

며칠 전 낙원상가에서 

바디 휘어진 바하 실버 50만번대를 피스도 없이 230만원 부르던데...

희한하게 트럼펫 중 바디 휜 게 종종 보인다.

아아,  

모처럼 만져보는 바하 스트라디바리우스 37벨 골드 펫(Pet)이다.

아침 7시 30분 경 인천 집에 도착하여

눈을 붙이니 몸이 물에 젖은 소금이다.

하하...

 

그래도 목표를 쟁취했으니 인생은 살 만하다.

350만원 고집하는 걸 고래심줄로 버텨 입수했으니...

-악기 소중한 것만 알고 중고 가격을 모르는 것 같았음-

문제는 이 악기를 다시 팔아야 한다.

수 일 후 악기 한 대가 오기로 사전 계약이 됐기 때문이다.

명기를 만져본다는 자체만으로도 좋다.

색소폰, 트럼펫, 클래식기타, 클리라넷, 하모니카, 밀러터리, 만년필...

닥치는 대로 정복하고 싶다. 

한 번씩 경험해보는 것도 행운이 아닐까 싶다.

 

사북에서 조금 더 가면 고한, 태백이다.

갈 땐 영동고속도로 - 평창 - 정선 -사북이었고,

올 땐 영월 - 제천- 중앙고속도로- 원주 - 영동고속도로였다.

중간에서 정선 방향으로 잘못 빠져 15분 가량 헤맸지만...

왕복 거리 550킬로미터 가량, 경유 6만원 가량 소비되었다.

고속도로 이용료는 왕복 14,500원...

기타 잡비 1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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