雜記/이 생각 저 생각

어머니의 꽃

펜과잉크 2009. 5. 11. 15:54

 

 

 

어제 어머니를 모시고 올라왔다. 어머니는 고향집을 떠나실 때 화분 하나를 들고 차에 오르셨다. 다른 꽃은 밖에 내놓고 이웃마을 큰어머니께 이틀 걸러 한 번씩 물을 뿌려 달라 하셨단다. 그런데 그 꽃은 '마음이 안놓여 인천까지 하냥 갔다가 하냥 오겠다'신다. 화분을 꼬옥 안은 모습이 마치 어린 소녀 같다. 나는 아들에게 화분을 받아 잘 싣도록 시켰다. 

 

어머니는 연수동 힘찬병원에 입원하셨다. 내일 있을 무릎 관절 수술을 위해서다. 집을 나서면서 어머니는 물끄러미 베란다에 놓인 꽃을 바라보셨다. 나는 얼른 베란다로 나가 유리창 너머 거치대에 화분을 올려놓았다. 바람에도 견디도록 끈으로 고정시켰다. 빗물에 총총대는 꽃잎이 금세 생기를 띤다. 오늘이 지나면 한층 더 싱싱해질 것이다.

 

 

 

 

'雜記 > 이 생각 저 생각' 카테고리의 다른 글

滿胃  (0) 2009.05.18
영원한 사랑  (0) 2009.05.17
잡념  (0) 2009.05.09
건강진단 결과   (0) 2009.05.07
아들의 친구들  (0) 2009.05.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