雜記/이 생각 저 생각

녹음의 창 밖을 보다

펜과잉크 2009. 5. 30. 08:36

 

 

 

 

형제지간엔 무슨 일도 화해될 것 같다. 가슴 깊이 기둥처럼 든든한 신뢰감이 있다. 이런 것은 얼마 전까지도 정신적 버팀목이었다. 나는 아우들을 진실로 좋아했다. 누구 하나 딱히 탓할 게 없었다. 지난 날을 생각하면 가슴 깊이 끈끈한 애정이 솟구칠 때가 많다. 어려운 환경에도 굴하지 않고 꿋꿋이 살아 지금 여기까지 온 것 아닌가. 열심히 사는 아우들이 고마울 때도 있었다. 하지만 이건 얼마 전까지의 생각일 뿐이다. 

 

여자들은 모든 걸 계산적으로 따진다. 사물을 근시안적 사고로 접근하려 든다. 배려라는 게 없다. 설령 있다 쳐도 인색하기 짝이 없다. 쉽게 뭉치고 쉽게 흩어진다. 한 마디로 지속적인 관계가 보장되기 힘든 삶이다. 가랑잎에 불 붙듯 화르릉 했다가 어느 순간 꺼지고 마는 심성들이다. 제 입방아에 동조하는 무리가 있으면 간담을 빼줄 듯 하는 게 여자들이다. 그러면서 서서히 형제간의 사이에 개입하려 든다. 적극적 의사 표현인 셈이다. 자연히 정서적 교감을 중시하는 관계에선 충돌의 변수로 작용할 수 밖에 없다. 예의를 갖춰도 부족한 판에 응징하여 분쇄해버리겠다는 혈전의 태세다. 그런 식으로는 곤란하다.

 

봄은 신록을 더해 성숙의 계절로 치닫건만 한 번 금이 간 사람의 마음은 영 쓸쓸할 뿐이구나. 치유가 쉽지 않은 상처의 계절이 예고없이 닥쳐 내면의 아픔이 참으로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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