雜記/이 생각 저 생각

향수

펜과잉크 2009. 5. 30. 10:21

 

 

 

어머니는 집에 계실까? 약은 복용하셨는지... 오늘은 아직 전화를 드리지 못했다. 우리집에 계실 때 하염없이 주무시던 모습이 떠오른다. 약 기운 때문인지 -어머니 뇌졸중 관련 약 중엔 향정신성의약품이 있다- 낮에도 쇼파에 기대어 주무신다. TV를 보시는 것 같아 믿고 있다가도 자세를 바꾸지 않는 모습에 살짝 보면 또 주무신다. 뇌졸증 증세는 정말 무서운 것 같다. 완치라는 게 없단다. 병의 속도를 늦추는 약의 효과에만 믿을 수 밖에... 수술도 불가하다는 의사의 말이다.

 

며칠 전, 고향집 다녀오는 차 안에서 어머니께 물었다. 청양을 지나면서 아버지 생각이 나서 '아버지는 돌아가신 후 한 번도 꿈에 안 오세요'라고 말씀드리자 '꿈에 오는 게 좋은 게 아니다'라고 하셨다. 그렇다. 편히 가셨으니 꿈에 오시지 않는 것이다. 

 

아버지 살아 생전 손 한 번 더 잡아 드리지 못한 게 후회로 남는다. 병중에 계실 때 몇 번 잡아드린 것 뿐이다. 아버지의 부재가 이리도 클 줄 미처 몰랐다. 하늘 먼 데서 이승의 어머니와 우리를 지켜보고 계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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