雜記/Pen 혹은 文學

이런 삶

펜과잉크 2005. 7. 10. 02:02


이런 삶 
                                      류삿갓
                                


이제 가야지
한 바작 풀짐을 지고
어린 것들 재잘재잘 동무하는 길로
어둠이 깊기 전에 돌아가야지

형형색색의 세상
흑백으로 바라보며
김칫국만 얼얼하게 들이키는 이 내 살림 속

그래도 내 땅 내 집가에
풀벌레들 억시게 울어대니
꾸꾸기 뒷산을 떠날 때까지는

끼리끼리 벗하며
윽박지르고 삿대질하며
그렇게 두런두런 살아야 할 일

풀언덕에 뒹구는 저 녀석들이
쑥대처럼 제 잘난대로 자라
이 논밭에 삽날을 찍을 때까지는

한 바작 풀짐을 지고
저녁연기 속으로 묻혀지는 일
서럽지 않으이

'雜記 > Pen 혹은 文學' 카테고리의 다른 글

황혼  (0) 2005.08.01
細雨  (0) 2005.07.11
[스크랩] 둔터골...........류 종호 시인  (0) 2005.07.01
詩는  (0) 2005.06.30
왕솔밭  (0) 2005.06.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