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노래가 있다.
동해바다 푸른 물결 / 강릉이라 경포대에/
달이 떴구나 / 어부들아 돛을 달고/ 푸른 꿈을 넓게 펴라 / 정어리떼 몰려든다 팔딱팔딱 팔딱 / 팔딱팔딱 팔딱/ 한 마린들 놓칠소냐 내
손아귀에.../
행군을 하면서 보폭에 맞춰 부르는 군가 같은 노래다. 동해바다 푸르지 않은 곳이 있을까마는 한때 경험한 속초 앞
바다의 풍경은 무서울 정도로 푸른빛이었다. 가장 잊지 못할 풍경은 속초 인근 등대숲에서 매복을 서면서 새벽에 본 오징어배들이었다. 일제히 불을
켜고 새벽 바다를 향해 앞으로 앞으로 나아가는 수많은 선단(船團)의 불빛은 차라리 경이롭다는 표현이 맞을 듯 하다.
그
산기슭에서도 매복중 폭발물이 터져 전우 둘을 잃었지만 세월이 흐른다고 잊을 수 있으랴. 속초 해변의 끝없는 해당화 둥지가 떠오른다.
보오더꽃밭처럼 일정한 폭으로 해변을 따라 끝없이 핀 꽈리꽃무리... 그 해변에서 바라보던 소나기 그친 설악의 산세는 탄성이 절로 나왔다. 하얀
물보라를 일으키며 내리꽂던 수많은 물줄기들...
속초 앞 바다엔 숲이 형성된 무인도가 있는데 북적이던 사람들이 사라진 저녁
무렵이면 섬 주변에 수많은 고무풍선과 튜브들이 떠있었다. 아마도 섬 중력에 의한 현상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그 섬까지 선착순 수영으로
다녀오는 얼차려를 받곤 했는데...
한 직원이 속초로 휴가를 다녀왔다면서 설악산, 속초 해안, 미시령을 자랑하여 지긋이 눈을 감고
옛 기억들을 회상하노라니 눈가에 이슬이 맺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