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사랑 첫사랑만큼은 미워할 수 없다. 생각하면 쓸쓸하고 허무하고 외로워지지만 그로 하여 내 인생의 한때가 얼마나 아름다웠던가? 어투와 눈빛, 모발과 피부, 손과 발, 숨막힐 것만 같던 목덜미…. 더러 원망스럽고 속상한 마음에 멀리 하려 해도 그는 어느새 내 가슴 깊은 곳에 와 멀어질 줄을 모른다. 그는.. 雜記/이 생각 저 생각 2006.09.02
추억의 군사우편 군사우편 시절이 떠오른다. 그리운 이들에게 띄워 보냈던 병영의 편지…. 숱한 사연들을 편지지에 깨알처럼 적어 봉(封)한 후 행정반 우편함에 넣으면 행정병이 수거하여 대대(大隊)로 가지고 갔다. 거기서 편지는 1차 보안검열을 받았다. 나는 편지를 많이 보내기로 알려져 수시로 검열 대상이 되었다.. 雜記/고향 생각 2006.09.01
주말 계획 오늘은 당직 근무다. 내일은 당직 휴무다. 모레는 토요일이라 쉬고 글피는 일요일이라 쉰다. 그러고 보니 사흘 연속 쉬는 셈이다. 주말을 어떻게 보낼지 설계해본다. 내일쯤 어디론가 훌쩍 떠나버릴까? 낯선 곳에 텐트를 치고 이런저런 생각에 젖어 밥을 짓고, 고추를 씻고, 다시 라면을 끓이고, 물을 .. 雜記/이 생각 저 생각 2006.08.31
뒷간 추억 사람들은 불우했던 과거를 얘기하길 싫어하는 것 같다. 감추고 싶어한다. 내 사고방식도 한때는 타성에 젖어 어둡고 쓸쓸했던 옛날을 얘기하지 않았다. 그러나 나이를 먹으니 옛날의 모든 경험들이 소중하기 그지없다. 내 기억에 우리 동네에서 나무장사를 하지 않은 집은 손가락에 꼽을 정도다. 우리.. 雜記/이 생각 저 생각 2006.08.31
지천(至川) 스케치 은산에서 부암리 고개를 넘어 회곡리 앞 차도를 지나면 지천(至川 : 청양군 홈페이지 참조)에 닿는다. '至'는 '닿다' '이르다'의 뜻이니 결국 하나의 거대한 물줄기 정도로 이해하면 되지 않을까 싶다. 거기서 지척이 금강 아니던가? 얼마 전까지 내가 '소부래' 어쩌고 오기(誤記)했던 '소골내'에 대하여 .. 雜記/이 생각 저 생각 2006.08.27
훈장 탄 사나이 군사 마니아 모임 회원인 내 눈에 화랑무공훈장을 팔겠다는 글이 띄었다. 눈이 번쩍했다. 훈장을 팔겠다니, 대체 어인 일인가? 판매자는 20대 초반의 젊은이로 할아버지로부터 물려받은 화랑무공훈장을 싼 값에 팔겠다는 얘기였다. 워낙 돈이 없어 궁하다는 사족과 함께…. 처음 판매가를 55만원에 올.. 雜記/이 생각 저 생각 2006.08.22
아버지 가을! 하늘이 높다. 하늘이 맑다. 티 검불 하나 안 보인다. 그 맑던 하늘이 오늘은 잠시 뭉게구름으로 가려졌다. 조금 전, 현관에 나가 허공을 보니 먼데 고향 생각이 울컥 난다. 그러면서 고향집 평상에 계신 아버지께서 담배 연기 한 모금을 날리시는 환상이 이는 것이다. "형님, 수렁들 형님네 논에 볏.. 雜記/고향 생각 2006.08.19
야영의 즐거움 야영은 가급적 오지로 향하는 게 좋다. 어디까지나 내 지론이지만 인간들이 많은 곳은 싫다. 시끄럽고 산만하다. 만날 마주치는 그들을 거기서도 만나야 한다면 실로 짜증스런 일이다. 그리하여 인적과 동떨어진 곳, 오래 전에 사람의 발길이 끊어졌거나 시종일관 사람이 찾지 않는 지형을 골라 텐트.. 雜記/이 생각 저 생각 2006.08.17
재회 큰아버님 삼우제를 지내고 고향집으로 부모님을 모셔 드린 후 서천의 친구에게 전화를 하니 반갑게 받는다. 일본 연수를 앞두고 이런저런 준비에 바쁘단다. 그러면서 서천까지 와 주었으면 하는 눈치이다. 마침 친구가 일직 근무란다. 고향을 다녀가면서 서천에 들리지 않아 매번 원망 아닌 원망을 들.. 雜記/이 생각 저 생각 2006.08.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