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은 밤 깊은 곳에 삼경이다. 고향집 어머니는 주무시겠지? 눈 감으면 고향에서의 꿈같은 시절들이 주마등처럼 스쳐간다. 봄이 다가온 절기엔 웃방 둥가리 고구마도 떨어져 새벽을 맞느라 배가 고팠다. 그럼 저녁밥솥에서 긁어놓은 누룽지를 씹어 넘기며 허기를 달랠 수 있었다. 고향집엔 30년 전의 초벌 원고가 있고 마.. 雜記/이 생각 저 생각 2011.02.23
척 맨지오니의 음악과 함께 동인천 구제샵 사장님으로부터 만년필 소장자가 몇 자루 내놓겠다는 연락이 왔단다. 그 분이 가지고 나온 만년필은 몽블랑 마이스터스튁 146뿐이었는데 구형 닙(nib)으로 보아 20년은 된 것 같았다. 문제는 펜의 상태였다. 낙제점에 가까울 정도로 관리가 엉망이었다. 잉크를 주입한 채로 오랫동안 쓰지 .. 雜記/이 생각 저 생각 2011.02.19
꿈돌이 분명한 우리 가족의 구성원 꿈돌이다. 비록 유기견 출신이지만 함께하는 동안 성심껏 돌볼 것이다. 물론 개가 있어 위생적인 면에서 불리할 수도 있다. 하지만 관리만 잘하면 하자 없다. 인간의 가장 더러운 부위가 똥구멍인지 발바닥인지 혼동할 수 있지만 정작 손바닥이나 혓바닥인 것이다. 인체 부.. 雜記/이 생각 저 생각 2011.02.15
일상의 즐거움 VINTAGE US NAVY JACKET 이태리제 가죽 외투를 걸친 남자. 양해를 구하고 카메라를 가져가자 포즈를 취해주신다. 가죽 공방 저 분이 저기에 있을 줄이야! 나한테 걸렸다. 곽세현 사장님 가게 경고문 골목길을 유유히 걸어가는 남자 雜記/이 생각 저 생각 2011.02.15
미품상회 스케치 미품상회(美品商會)! 미제 물품을 파는 곳이다. 특징이 있다면 미군 보급품에 한정되어 있다는 것이다. 사장님은 저 집에서 20년 넘게 장사를 했단다. 댁은 매장으로부터 300m 가량 떨어진 대우푸르지오아파트이다. 큰따님은 미군부대 군무원으로 재직 중 미군과 결혼하여 미국으로 건너갔고, 둘째따님.. 雜記/이 생각 저 생각 2011.01.30
청첩장 청첩장에 주소를 붙인다. 컴퓨터로 프린트한 활자를 칼로 오려 붙이는 작업이다. 막상 해보니 보통 일이 아니다. 심적으로 부담이 따른다. 곤란하다 생각하니 청첩장 보낼 대상이 하나도 없다. 그래 사람 심보에 철판을 깔게 되는데 이것이 적성에 맞지 않으니 급기야 입술이 부르트고 말았다. 대체 사.. 雜記/이 생각 저 생각 2011.01.29
추억을 찾아 떠난 여행 삶을 지탱함에 있어 힘들고 어려울 때면 군시절을 떠올리며 각오를 다지곤 한다. 내 생의 한때를 찬란히 수놓았던 군시절의 경험들이 살아가는데 큰 힘이 되어준다. 이번에도 아들과 함께 강원도로 떠났다. 속초시 사조콘도 24평형을 3박4일 예약하고 홀연히 출발했다. 일상의 찌든 때를 벗겨낸다는 마.. 雜記/이 생각 저 생각 2011.01.22
딸과의 재회 한파가 기승을 부리는 가운데 어젠 참으로 기적적인 일을 경험했다. 오후에 동인천 밀리터리 매장 사장께서 다량으로 들여온 물건들을 사진 찍어 사이트에 올려달라기에 -예전부터 간곡한 부탁이 있었음- 마음먹고 갔다가 악기 담보(키이 패드)를 봐 달라는 사람으로부터 연락이 와 계산동까지 가게 .. 雜記/이 생각 저 생각 2011.01.16
죽마고우를 필두로 친구는 역시 죽마고우다. 내게 죽마고우는 다섯 정도다. 지금 이 나이 이르러 그 정도 친구도 많다고 믿는다. 객지로 뿔뿔이 흩어져 살면서 변함없는 우정을 이어간다는 게 쉽지 않기 때문이다. 다섯 친구는 어려서부터 한결 같다. 물론 각자의 개성이 있으나 서로 잘 알기에 낯을 붉힐 일이 없다. 나로.. 雜記/이 생각 저 생각 2011.01.15
거룻배 거룻배의 사전적 의미는 '돛이 없는 작은 배'로 적시되어 있다. 흔히 말하는 나룻배는 강나루 같은 델 오가는 배를 뜻한다. 거룻배든 나룻배든 돛없이 오가는 작은배에 사공이 여럿이라면 과연 배가 산으로 갈 만하다. 강원도 영월 동강이나 인제군 기린천 급류타기 코스의 조교들이 가장 다루기 힘든 .. 雜記/이 생각 저 생각 2011.01.11